11장 - 시스템

"복잡성은 죽음이다. 개발자에게서 생기를 앗아가며, 제품을 계획하고 제작하고 테스트하기 어렵게 만든다."
- 레이 오지Ray Ozzie, 마이크로소프트 CTO

시스템 제작과 시스템 사용을 분리하라

우선 제작construction사용use과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한다. 소프트웨어 시스템은애플리케이션 객체를 제작하고 의존성을 서로 '연결'하는 준비 과정과 준비 과정 이후에 이어지는 런타임 로직을 분리해야 한다.

시작 단계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풀어야 할 관심사concern다. 관심사 분리는 우리 분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중요한 설계 기법 중 하나다.

불행히도 대다수 애플리케이션은 시작 단계라는 관심사를 분리하지 않는다. 준비 과정 코드를 주먹구구식으로 구현할 뿐 아니라, 런타임 로직과 마구 뒤섞는다.

class MyClass {
    // ...
    getService(): Service {
        if (this.service === null) {
            this.service = new MyServiceImpl(/*...*/);
        }

        return service;
    }
    // ...
}

위 코드에서 사용한 초기화 지연Lazy Initialization 기법이 전형적인 예시다. 해당 기법이 갖는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장점

단점

체계적이고 탄탄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면 좀스럽고 손쉬운 기법으로 모듈성을 깨서는 절대로 안 된다. 객체를 생성하거나 의존성을 연결할 때도 마찬가지다. 설정 논리는 일반 실행 논리와 분리해야 모듈성이 높아진다. 또한, 주요 의존성을 없애기 위한 전반적이며 일관적인 방식도 필요하다.

Main 분리

시스템 생성과 사용을 분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생성과 관련한 코드는 모두 main이나 main이 호출하는 모듈로 옮기고, 나버지 시스템은 모든 객체가 생성되었고 모든 의존성이 연결되었다고 가정한다.

팩토리

때로는 객체가 생성되는 시점을 애플리케이션이 결정할 필요도 생긴다. 이때 추상 팩토리 패턴Abstract Factory Pattern1을 사용하면 인스턴스를 생성하는 시점은 애플리케이션이 결정하지만 그를 생성하는 코드는 애플리케이션이 모르고 모든 의존성이 main에서 향한다.

의존성 주입

사용과 제작을 분리하는 강력한 메커니즘 하나가 의존성 주입Dependency Injection, DI이다. 의존성 주입은 제어 역전Inversion of Control, IoC 기법을 의존성 관리에 적용한 메커니즘이다. 제어 역전에서는 한 객체가 맡은 보조 책임을 새로운 객체에게 전적으로 떠넘긴다. 새로운 객체는 넘겨받은 책임만 맡으므로 단일 책임 원칙Single Responsibility Principle, SRP을 지키게 된다. 의존성 관리 맥락에서 객체는 의존성 자체를 인스턴스로 만드는 책임을 다른 '전담' 메커니즘에 넘김으로써 제어를 역전한다. 초기 설정은 시스템 전체에 필요하므로 대개 '책임질' 메커니즘으로 main 루틴이나 특수 컨테이너를 사용한다.

this.myService = jndiContext.lookup("NameOfMyService") as MyService;

반환되는 객체가 적절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한 호출하는 객체는 실제로 반환되는 객체의 유형을 제어하지 않는다. 대신 호출하는 객체는 의존성을 능동적으로 해결한다.

진정한 의존성 주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클래스가 의존성을 해결하려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에 의존성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설정자setter메서드나 생성자 인수를 제공한다. DI 컨테이너는 필요한 객체의 인스턴스를 만든 후 생성자 인수나 설정자 메서드를 사용해 의존성을 설정한다. 실제로 생성되는 객체 유형은 설정 파일에서 지정하거나 특수 생성 모듈에서 코드로 명시한다.

처음 언급한 초기화 지연 기법은 DI를 사용하더라도 때로 유용할 수 있다. 먼저 대다수 DI 컨테이너는 필요할 때까지는 객체를 생성하지 않고, 대부분은 계산 지연이나 비슷한 최적화에 쓸 수 있도록 팩토리를 호출하거나 프록시를 생성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참고하면 좋을 글
JavaScript dependency injection in Node – friend or foe?

확장

성장에는 고통이 따른다. '확장' 공사로 꽉 막힌 도로에서 "왜 처음부터 넓게 만들지 않았지?"라고 자문한 적이 얼마나 많던가?

'처음부터 올바르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은 미신이다. 우린 오늘 주어진 사용자 스토리에 맞춰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내일은 새로운 스토리에 맞춰 시스템을 조정하고 확장하면 된다. 이것이 반복적이고 점진적인 애자일 방식의 핵심이다. 테스트 주도 개발Test-driven Development, TDD, 리팩터링, 그리고 그것으로 얻어지는 깨끗한 코드는 코드 수준에서 시스템을 조정하고 확장하기 쉽게 만든다.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물리적인 시스템과 다르다. 관심사를 적절히 분리해 관리한다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횡단(cross-cutting) 관심사

영속성2과 같은 관심사는 애플리케이션의 자연스러운 객체 경계를 넘나드는 경향이 있다. 모든 객체가 전반적으로 동일한 방식을 이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DBMS3나 독자적인 파일을 사용하고, 테이블과 열은 같은 명명 관례를 따르며, 트랜잭션 의미가 일관적이면 더욱 바람직하다.

원론적으로는 모듈화되고 캡슐화된 방식으로 영속성 방식을 구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영속성 방식을 구현한 코드가 온갖 객체로 흩어진다. 여기서 횡단 관심사라는 용어가 나온다. 영속성 프레임워크도, 도메인 논리도 독자적으로 모듈화할 수 있으나, 문제는 이 두 영역이 세밀한 단위로 겹친다는 점이다.

관심 지향 프로그래밍Aspect-Oriented Programming, AOP4은 횡단 관심사에 대처해 모듈성을 확보하는 일반적인 방법론이다. 관점aspect이라는 모듈 구성 개념은 "특정 관심사를 지원하려면 시스템에서 특정 지점들이 동작하는 방식을 일관성 있게 바꿔야 한다"라고 명시한다. 명시는 간결한 선언이나 프로그래밍 메커니즘으로 수행한다.

횡단 관심사의 대표적인 예로 로깅이 있다. 로깅은 시스템에서 로깅하는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에, 로그가 되는 모든 클래스와 메서드를 횡단한다.

참고하면 좋을 자료

테스트 주도 시스템 아키텍처 구축

관점이나 그와 유사한 개념으로 관심사를 분리하는 방식은 그 위력이 막강하다. 코드 수준에서 아키텍처 관심사를 분리할 수 있다면, 진정한 테스트 주도 아키텍처 구축이 가능해진다. 그때그때 새로운 기술을 채택해 단순한 아키텍처를 복잡한 아키텍처로 키워갈 수 있고, 해롭기까지 한 BDUFBig Design Up Front5를 추구할 필요도 없다. 다시 말해, '아주 단순'하면서도 멋지게 분리된 아키텍처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해 결과물을 재빨리 출시한 후, 기반 구조를 추가하며 조금씩 확장해 나가도 괜찮다는 말이다.

물론 이것이 '아무 방향 없이' 프로젝트에 뛰어들어도 좋다는 소리는 아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일반적인 범위, 목표, 일정은 물론이고 결과로 내놓을 시스템의 일반적인 구조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변하는 환경에 대처해 진로를 변경할 능력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의사 결정을 최적화하라

모듈을 나누고 관심사를 분리하면 지엽적인 관리와 결정이 가능해진다. 아주 큰 시스템에선 한 사람이 모든 결정을 내리기 어려우니 가장 적합한 사람에게 책임을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

관심사를 분리한 시스템은 기민함을 제공한다. 이런 기민함은 최신 정보를 기반으로 최선의 시점최적의 결정을 내리기 쉬워지며, 결정의 복잡성도 줄어든다.

명백한 가치가 있을 때 표준을 현명하게 사용하라

가볍고 간단한 설계로 충분했을 프로젝트에서도 외부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등을 채택할 때가 있다. 아주 과장되게 포장된표준에 집착하면 더 중요한 가치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

표준을 사용하면 아이디어와 컴포넌트를 재사용하기 쉽고, 적절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구하기 쉬우며, 좋은 아이디어를 캡슐화하기 쉽고, 컴포넌트를 엮기 쉽다. 하지만 때로는 표준을 만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업계가 기다리지 못한다. 어떤 표준은 원래 표준을 제정한 목적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사족
책에 언급된 EJB2는 엔터프라이즈 자바빈즈(Enterprise JavaBeans)로, Spring과 비슷한 서버측 컴포넌트 모델이다.

시스템은 도메인 특화 언어가 필요하다

DSLDomain-Specific Language은 간단한 스크립트 언어나 표준 언어로 구현한 API를 가리킨다. 좋은 DSL은 도메인 개념과 그 개념을 구현한 코드 사이에 존재하는 '의사소통 간극'을 줄여주고, 도메인 전문가가 사용하는 언어로 도메인 논리를 구현하면 도메인을 잘못 가능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추상화 수준을 코드 관용구나 디자인 패턴 이상으로 끌어올려 개발자가 적절한 추상화 수준에서 코드 의도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족
HTML도 DSL에 포함된다.

결론

시스템은 역시 깨끗해야 한다. 깨끗하지 못한 아키텍처는 도메인 논리를 흐릴며 기민성을 떨어뜨린다. 버그가 숨기 쉬워지고, 스토리를 구현하기 어려워지기에 제품 품질도 떨어진다. 기민성이 떨어지면 생산성이 낮아져 TDD가 제공하는 장점이 사라진다.

모든 추상화 단계에서 의도는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

Footnotes

  1. https://en.wikipedia.org/wiki/Abstract_factory_pattern

  2. 시스템이 종료되더라도 컴퓨터 저장 장치에 지속되는 상태의 특성

  3. Database Management System,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4. https://en.wikipedia.org/wiki/Aspect-oriented_programming

  5. 구현을 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벌어질 모든 사항을 설계하는 기법